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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명반 "태지보이스 1집"/ 박준흠, 강명석



월간잡지 SUB의 90년대 한국 대중음악 50선
"맥빠진 주류와 지친 비주류"중에서...

글: 박준흠(대중음악 문화비평 웹진 '가슴'편집장 www.gaseum.com)
서태지와아이들 1집-92년 서태지의 데뷔 음반인 이 앨범은 한국
대중 음악사에서의 새로운 시작점이었고, 많은 문화적인 화두들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서태지 데뷔이후 한국 대중음악계는 근본적인
변혁을 맞은 것이다. 댄스뮤직이 주류 가요계를 평정했다는 점,
음반 소비자들이 10대들로 재편되었다는 점,
팬 관리에 기획적인 마인드가 도입되었다는 점 등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80년 언더그라운드의 대표적인 뮤지션들
(김현식, 전인권, 시인과 촌장, 신촌블루스, 한영애 등)을
정말로 '언더그라운드'로 밀어 넣었고, 음반 시장에서 20대 이상을
떠나게 만들었고, 그루피 성향의 팬클럽이 아니라
"순수한(?) 팬클럽이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낳게 만들었다.
하지만 서태지 초기에는 그에 대해서 잘못 얘기된 것이 있었고,
서태지 은퇴후에도 그와 관련되어서 잘못 얘기되는 것들이 있다.
매체는 서태지 데뷔때만 해도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라서
허둥댔었고, 그가 가진 역량과 대에 미칠 파장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둘째로 치고라도 1집 앨범 평도 제대로 된 것을 볼 수가 없었다.
이 앨범은 댄스 뮤지션의 단순한 '댄스뮤직'이 아니다.
사실은 '댄스 플로어'용 보다는 '라운지'용에 가깝다.
이는 수록곡들의 멜로디 라인이 워낙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들리는 것일 수도 있다.
알려진 곡들보다 <내 모든것(live mix), <Rock'n Roll Dance>,
<너와 함

께 한 시간 속에서>를 들어보면 서태지의 멜로디 감각은 놀랍다.
 손무현, 신대철의 재기 넘치는 기타 솔로가 첨가된 앞의 두 곡은 록, 팝,
댄스의 절묘한 교배였다.
그리고 마지막 연주곡<Missing>는 98년 서태지 솔로 1집이 어떻게
나올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초이다.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된 이후에 주류 음악씬에서는 계속
'포스트 서태지'를 얘기했지만, '포스트 서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태지는 유일한 존재였고, 비교대상이 없다. 주류 씬에서 '정복자'의
이미지를 가진 뮤지션이 그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어쩌면 주류 씬과
매체를 농락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뮤지션으로 그가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참고...
서태지와 아이들 4집, 2집, 1집이 50선 안에 들어가 있음.



<덧붙여 ..>
위의 글중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
     그리고 마지막 연주곡<Missing>는 98년 서태지 솔로 1집이 어떻게
     나올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초이다.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된 이후에 주류 음악씬에서는 계속
     '포스트 서태지'를 얘기했지만, '포스트 서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태지는 유일한 존재였고, 비교대상이 없다.....(후략) "

이 부분에 대해서 한 음악팬에게 제가 메일로 의견을 물었는데요
함께 읽고 생각해보죠.

(written by 민아)

안녕하세요?
이번 sub읽으셨어요?
서사회 3-1번방에도 있는데..거길보면 박준흠씨가 쓴것인데
1집의 missing이 솔로의 경향까지를 말해주고 있다고 했더군요.
베이스 드럼 건반 리듬이 maya까지 닿아있는 것은 느끼는데..
님의 의견을 듣고싶네요.

(written by 강명석)

제 생각엔 그건 결과론인듯 싶은데요..제가 보기엔 솔로 1집의 방향을 예고했다기 보다는 솔로 1집에서 MISSING을 패러디 했다고 보는 편이 맞는듯 싶습니다. 태지솔로 1집에는 그 외에도 이전 앨범에서 가져온 음원과 스타일이 상당히 많거든요.

제가 보기엔 '아쉬움, 미련'등의 뜻을 담고 있는 1집의 '마지막' 곡이었던 'MISSING'의 스타일을 1집의 '처음' 곡으로 가져와서 다시 음악계로 복귀하는태지의 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마지막 곡을 처음으로 썼다는 것은 이 앨범 전체가 하나의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구요. 이 앨범은 제가 생각하기엔 MAYA가 처음이 아닌거 같거든요...이를 테면 '내 맘이야'에서 태지가 '라해로꾸거은말이'를 쓴 것과 같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거기서도 말을 뒤집으면 '이말은거꾸로해라'가 되기 때문에 말을 뒤집으면
다시 또 뒤집어야 하거든요. 그것과 비슷한 발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자: 박준흠, 강명석
출처: sub "맥빠진 주류와 지친 비주류"중에서

:) 서태지

YO! TAIJI!